[의학칼럼] 도박중독은 병이다(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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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 훈(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기남부센터장)
도박중독은 병이다(II)
지난 편에 이어 도박중독자 가족의 고통과 대처방법, 도박중독의 치료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도박중독으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도박중독자의 가족이다. 가족들은 심각한 재정적 위기와 정서적 고통을 겪는다. 가족들은 도박자가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또는 도박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이유로 생활비를 주지 않아 극심한 생활고를 겪기도 하고, 도박자의 부채를 대신 갚으라는 사채업자들의 압박을 받거나, 실제로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돈을 빌렸다가 자신이 채무자가 되어 부채의 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 가족들의 마음에는 도박자에 대한 분노와 불신, 불안과 우울로 가득 차 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반복해서 도박문제를 일으키는 도박자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다. 또한 언제 도박문제가 또 터질지 몰라 항상 불안하고 우울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이런 마음 때문에, 가족들은 도박자의 행동을 감시하고 조종하려고 하는 병(공동의존증, Codependency)이 생기기도 한다.
이와 같은 도박중독자 가족의 고통은 가족들이 올바른 대처방법을 안다면, 그 고통은 크게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우리센터에서 진행하는 가족교육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족 중에 누군가 도박문제가 있다면, 가장 먼저 전문치료기관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첫째, 가족들은 재산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이는 경제적 고통을 예방하기위한 조치이며, 도박자가 더 이상 도박을 하지 못한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를 들어, 모든 생활비는 가족이 직접 관리하며, 도박자에게는 절대로 필요이상의 현금을 주어서는 안되며, 신용카드의 사용을 막아야 한다. 집에 있는 은행통장의 비밀번호는 변경하고, 기타 금융자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며,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귀금속이나 자동차 등 유채동산을 숨기거나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특히 더 이상 도박빚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동산 자산은 담보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명의이전과 같은 법적 조치도 필요할 수 있으며, 주변사람들에게 도박자의 도박사실을 알리고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도록 해야한다.
둘째, 도박빚은 절대로 대신 갚아주어서는 안된다. 도박중독자들은 도박빚 문제가 발생하면, 가족에게 모든 것을 맡겨버리고 자신의 도박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많다. 가족들은 도박자의 대리변제 요구나 협박에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며, 채권자들의 추심에도 흔들리지 말고 “내가 빚을 대신 갚을 의무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도박자와 심리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는 정서적 고통을 예방하는 길이다. 가족들은 도박자의 도박행동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도박자를 감시하거나, 도박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박을 중단하는 것은 전문가의 치료를 통해 장기적으로 달성 될 수 있기 때문에 도박자의 행동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기보다 자신의 삶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앞서 제시한 세 가지 방법은 도박중독치료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꼭 기억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도박중독의 치료과정이다. “도박은 죽어야만 멈춘다”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도박중독은 치료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고 잘못된 인식이다. 도박중독은 반드시 치료될 수 있다. 특히, “죽어야 멈춘다”는 속설은 지난 세월동안 전문치료기관이 없었던 시절, 도박중독이 도박자 '의지'의 문제로 치부되면서 결국 도박을 끊지 못했던 사례들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현재 본 기관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1개 도박전문치유기관이 국가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과는 맞지 않은 것이다.
도박중독의 치료는 반복적으로 재발을 일으키는 심리적 문제와 행동요인을 분석하여 이를 변화시키는 심리치료, 도박충동을 저하시킬 수 있는 약물치료, 도박부채관련 재정/법률적 문제 조정, 도박자 가족의 행동변화 등이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 과정을 극복할 수 있는 도박자 본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정이다. 필자가 이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도박중독의 치유는 본인의 노력은 물론 가족과 전문가가 함께 노력한다면 반드시 달성될 수 있으며, 지금도 도박문제로 남몰래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전문기관에서 도움을 구하기 바라며, 끝으로 본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도박중독은 치료받아야만 하는 병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바란다. 추가적으로 도박중독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홈페이지(http://www.kcgp.or.kr)를 참고하거나, 도박관련 전화상담을 원할 경우, 국번없이 1336(24시간 상담전화)을 이용하기 바란다.
김경훈 센터장
작성일 16-09-2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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