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합정초 육상부,성적과 승패보다는 운동의 즐거움을 가르쳐

지역 체육진흥회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는 아이들이 이뻐 지원’
지도 선생님 ‘아이들에 더 많은 기쁨을 주고 싶어’

지난 16일 평택시 신평동사무소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신평동 체육진흥회에서 관내 소재 합정초등학교 육상부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원금액이 큰 것도 아니었다. 상반기에는 40만원 상당의 운동복을 하반기에는 같은 금액의 운동화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약속이 전부였다.
물론 크다면 큰 금액이겠지만 우리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아주 큰 금액은 아니다.  개인이라도 조금 무리하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합정초등학교 육상부는 모두 6명 밖에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정식 운동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비인기종목이고 또 정식 운동부도 아니어서 굳이 신평동 체육진흥회에서 지원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신평동 체육진흥회를 이끌고 있는 김인환 회장을 만나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김 회장은 “그냥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는 아이들이 이뻐서 지원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 교육의 현실은 체육시간을 줄고 운동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가 자부담으로 운동시키는 현실이다”며“이러한 현실을 조금은 바꾸어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평택에만 22개 읍•면•동사무소의 체육진흥회가 있지만 순수하게 운동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곳이 없다는 점에 아쉬워했다.그렇다고 학교차원의 지원이나 평택시생활체육회 등에서의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합정초등학교 육상부 같은 경우에는 현재 서진형 선생님 혼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자비로 대회에 출전시키고 있는 등 그 환경이 특히 열악했다”고 지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학교 운동부의 힘든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며“개인적으로는 더 많은지원할 곳을 찾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또 다른 궁금증이 들었다.왜 합정초등학교 서진형 선생님은 정식 운동부도 아닌 육상부를 이끌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며칠 후 수업이 끝난 시간에 서진형 선생님을 찾아 물었다.
서 선생님은 “한 마디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쁨을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평택시 종합 육상대회때 운동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쭈뼛쭈뼛하게 있는 것보다는 학교 대표로 나가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는 자부심과 추억 그리고 기쁨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정식으로 체육지도를 배우지 못한 그는 인근 현일초등학교 육상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육상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육상부를 만들게 됐다.
어려움은 없었냐는 질문에 서 선생님은 “먼저 학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답했다. 서 선생님은 운동을 함으로써 체력이 올라가고 오전의 적절한 운동은 뇌건강과 집중력을 높여 공부에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로 설득했다고 한다. 또한 육상부를 유지하는 데에도 경제적인 어려움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계란을 삶아오거나 과일 등을 챙겨 아이들 간식으로 준 정도가 전부”라고 이야기 했다. 이외의 간식비와 운동에 필요한 기자재 등은 학교의 도움으로 마련했다고 했다.
서 선생님은 “아이들이 운동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아침에 한 시간 일찍 나와 운동을 하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고 있어 기특하기도 하다”며“운동을 통해 아이들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성품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합정초등학교 육상부 학생들은 작년 7월에 탄생을 해 지난 겨울방학 때도 월요일과 토요일까지 매일 두 시간씩 운동을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이런 열심은 최근 경기도대회에서 투포환 부분에서 3등을 하기도 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서 선생님은 “계속 아이들을 지도하고 싶다.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서도 하고 싶다”며“운동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 좋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며 승패와 성적이 아닌 순수하게 즐기는 운동부를 본 적이 있는지 스스로 물었다.거의 없었던 것 같다.
요즘의 학생들은 공부만 한다.체육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운동선수는 무조건 이겨야만 인정을 받는다. 승패와 결과에만 관심을 갖는 세상에서는 순수한 운동을 기쁨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합정초등학교 육상부를 보며 느끼는 생각은 순수한 운동의 기쁨을 알려주고 아이들에게 자부심과 시련을 이겨내는 교육을 하려는 선생님과 그것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괜히 내 가슴도 뿌듯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