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립 할 수 있다, 직업인이 될  수 있다’ 꿈 심어 주는 것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남은 생애의 과업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중등 직업교육기관으로 거듭날 것
개교 때 반대민원대신 환영현수막 걸어준 고삼주민들에게 항상 감사

장애인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쉽다. 몸이 불편하기에 사회활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에 우리의 시선과 편견이 그들을 더욱 불편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선과 편견을 넘어 같이 일하고 공부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오늘 만나볼 사회복지법인 한길의 한창섭 이사장도 그러한 사람이다.
그에게 한길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로인한 변화, 가지게 된 보람들을 물어보았다 - 편집자 주

안성 고삼면사무소 뒤편 나지막한 산이 다정하게 품어주는 한길학교 이사장실에서 한길학교 학생들이 직접만든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고소한 쿠키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 먼저 사회복지법인 한길에 대해 소개해 달라

장애인들을 위한 안정적인 복지환경을 조성하고자 2008년 12월 24일 경기도로부터 법인설립인가를 득하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하기관으로는 2009년 4월에 개소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과 2010년 5월 안성시로부터 위탁받은 안성시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 그리고 2012년 3월 개교한 국내 최초 직업중점 특수교육기관 한길학교, 그리고 8월 개원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한길마을’이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한길의 첫 번째 산하시설인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온정그룹홈’은 18세 이상 성인 남성을 위한 지적장애인 공동생활가정으로 관내 32평 아파트에 사회복지사 1명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산하시설은 안성시 위탁 ‘안성시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은 경기도 복지특화브랜드인 ‘무한돌봄’의 확장형 시설로서 실제 위기상황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위기가정’을 지역 내 공공, 민관 기관들이 통합, 연계된 사례관리를 통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사회복지사 5명이 근무하며 서부권역의 672케이스를 관리,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국내 최초 직업중점 특수교육기관 ‘한길학교’는 2012년 3월 개교한 지적장애인을 위한 사립 특수학교로 중학교 3학급, 고등학교 3학급, 전공과 2학급, 총 8개 학급 60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31명의 교직원들이 불철주야 근무하고 있습니다. 감히 국내 최초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교육과정 (일과시간표)의 50%이상이 포장, 조립, 제과, 제빵, 바리스타, 농업, 공예 등 직업교과로 구성을 한 국내 최초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산하시설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한길마을’은 올 8월 개원하였으며 입소정원 총 30명, 근무자 20명이 근무할 예정으로 이 또한 ‘한길학교’와 인접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국내 최초 직업특성화 시설로 정착시키고자 합니다. 끝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획사업에 국내 유일하게 시군의 작은 법인이 사업에 선정된 ‘장애인자립생활모델-디딤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원룸에서 직장을 다니며 실제적인 자립생활을 하는 ‘디딤하우스’, 장애인고용창출과 안정적 인 수익구조를 도모하는 ‘디딤카페’, 디딤카페와 디딤하우스를 지원(서포터)하는 ‘디딤사회적협동조합’을 구성, 운영하고 있습니다.

● 그간의 성과를 이야기 한다면?

지난 2012년에 개교한 이래 한길학교는 3년여의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었습니다.   경기도 장애학생 체육대회 및 한국스폐셜올림픽대회 등 각종 체육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하였음은 물론 경기도 특수학교급 정보화대회 및 전국 장애학생 정보화대회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바리스타를 비롯하여 국가공인 정보기술자격증 최고 등급학생을 여럿 배출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눈부신 성과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인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졸업생 100%가 모두 성공적인 취업을 하여 본교를 지켜보시는 수많은 분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교육청 특수학교(급) 진로·직업교육 부문 최우수학교 및 제4회 전국 특수학교(급) 진로·직업교육 우수사례학교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산하시설로는 안성시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이 장애인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자립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실천한 결과 ‘장애인인권옹호상’을 수상하였으며, 이러한 법인의 모든 성과들로 인해 대표이사인 저는 ‘대통령 국민포장’도 수여하기도 하였습니다.

●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타 지역에서는 특수학교도 장애인 시설이라고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설립자체가 무산되는 지역이 있는 반면, 혐오시설이라고 반대하는 주민들 데모에 참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교가 들어선 안성시 고삼면은 반대민원 한 건 없이 오히려 개교 때 환영현수막을 곳곳에 걸어주고 단체장들이 직접 사재를 털어 잔디와 유실수를 사다 학교 경사면이나 운동장에 잔디를 식재 해주는 국내 유일무이한 역사를 만들어 준 고삼면 주민들께서 함께 나눠준 한분 한분의 마음이 헛되이 살지 않은 제 인생의 결과란 생각이 들며 가장 보람된 일이였습니다. 또 하나는 학교 개교를 하고 조금씩 변화하고 발전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하루하루가 매일 보람입니다.
우리 지적장애인들은 아주 느리게 조금씩 변화해 가는 아이들로 인사를 하지 않던 아이가 시간을 지날수록 조금씩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감동입니다. 또한 본교로 말미암아 취업에 성공하여서는 첫 월급을 타, 이사장님 빨간 내복을 사주겠다며 삼복더위에 빨간 내복을 사러 안성시장을 돌아다니고, 그 동안 착실히 모은 적금을 탔다며 학교 선생님들에게 접대를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한길출신 학생들 하나하나가 제 인생의 보람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본 법인은 2012년 이후 70여개의 기관과 맺은 자매결연을 바탕으로 각종 기업체와 산학연계 그리고 각종 관공서 및 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학생들에게 보다 역동적이고 실제적인 진로직업교육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지난해 신설한 중학교 과정을 오는 2016년까지 완성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중등 직업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또한 시설운영에 있어서는 기존 장애인 시설들의 보호개념의 이미지를 탈피, 학교 교육과정과 환경을 이용하여 보다 특성화되고 전문적인 시설로서 정착하여 국내 최고의 직업재활부문의 특성화된 시설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나아가 학교 및 시설의 인접부지 5천평을 장애인근로작업장, 지적장애인 전문노인요양시설, 체험학습장등으로 조성하여 보다 안정적인 장애인자립의 터전을 만들고자 구상하고 있습니다. 

●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손톱만큼 자라는 느림보아이들이지만 정확성만큼은 뒤지지 않는 장애인들을 보며 저는 아직도 인생의 큰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자립 할 수 있다, 나는 직업인이 될  수 있다’라는 꿈을 심어 주고 싶은 것이 그리고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남은 생애의 과업이라 생각합니다.
한길학교를 들어가면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받고 어떤 직업이라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줄 것입니다. 사회복지법인이 특수교육기관을 설립함에 있어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들려줬지만 가장 최근에 설립된 학교로서 가장 투명하게 운영될 것입니다.
끝으로 혐오시설이라 내치지 않고 마음 따뜻이 환영해준 안성시민과 제 고향인 고삼면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